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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라고 하기엔 섬뜩한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IT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현실로 다가온 영화 터미네이터 속 기술들

 

Glenn McDonald | InfoWorld

 

 

영화 터미네이터(Terminator) 시리즈는 공상과학영화를 대표하는 이미지와 개념을 채택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영화 중 하나다. 이 영화에는 무적의 초인 같은 로봇, 미쳐 날뛰는 컴퓨터 네트워크(스카이넷), 괴이한 액체 금속 등이 등장한다.

가장 최근 개봉작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Terminator Genisys)'는 21세기의 기술과 현상들을 버무려 공상과학에 대한 이미지를 재환기하고 있다. 터미네이터는 기본적으로 최악의 IT 시나리오가 반영된 '기술 위험론 또는 공포론'을 대변한다. 기계가 인간에 반기를 들면,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최고의 공학과학 영화에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매료시키면서도, 겁을 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는 터미네이터 영화에 소개된 기술들이 현실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알아봤다. 로봇 '혁명'은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인류라는 종은 상시 이를 경계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들이 올바른 궤도로 나아가지 않으면, 미래에 터미네이터 영화 속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editor@itworld.co.kr

 

 

 

 

 

 

스카이넷(Skynet)


터미네이터 영화를 처음 접한 사람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다. 터미네이터 영화의 아주 복잡한 세계관에 등장하는 스카이넷(Skynet)은 의식을 갖고 있고, 인류가 위협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핵전쟁으로 인류를 비롯한 탄소 기반 생명체를 쓸어버린 글로벌 컴퓨터 네트워크이다. 스카이넷은 군용 시스템을 비롯한, 지구 상의 모든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형성된 집단적인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 지능)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처음 개봉된 1984년만 하더라도 AI는 주류 대중문화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가 그 위협을 경고했을 정도로 AI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있다. IBM의 왓슨(Watson) 등 AI는 의료 연구나 예술 창작까지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진짜 인공 지능을 판별하는 테스트인 튜링 테스트(Turing Test)에 통과한 AI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것이 AI의 딜레마이다. 인터넷 자체가 기술적으로는 글로벌 컴퓨터 네트워크의 일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같이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헤드라인 뉴스에서 디지털 세상에서 비대칭적인 전쟁이 어떤 식으로 발발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제니시스(Genisys)


최신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글로벌 AI인 스카이넷의 위협이 시간대를 옮겨 다시금 발생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심판의 날(Judgment Day)'이 1984년에서 2017년으로 옮겨졌다. 영화 속 주인공은 환각 상태의 혼란스러운 모순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샌프란시스코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월드와이드 운영 시스템인 제니시스(Genisys)의 업로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의 몇몇 플롯들은 가전제품에서 의류, 집 등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를 바탕으로 제니시스라는 개념이 창조됐음을 알려준다. 사물 인터넷 보안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FCT(Federal Trade Commission)가 최근 사물 인터넷을 다룬 상세 보고서를 발표한 것 등이 증거다. 인포월드(Inforworld)에도 "스마트홈이라는 공포(Welcome to the smart home ... of horror!)"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사이버다인(Cyberdyne)


터미네이터 세계관에 등장하는 스카이넷과 제니시스를 개발한 사악한 회사의 이름이 사이버다인(Cyberdyne)이다. 이번 영화는 사이버다인을 단순한 로봇 회사가 아닌,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본사를 두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대형 디지털 기술 회사로 묘사하고 있다(구글을 연상할 수도 있다).
2017년 스카이넷의 글로벌 유비쿼티(Ubiquity, 곳곳에 편재) 전략은 뭘까? 단 한 순간의 틈도 없이 서로 연결된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기기다. 영화 속 사이버다인의 임원 한 명은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전화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상시 온라인에 연결된 세상이다. 새 영화에서는 기계가 사람들의 집을 침입할 필요가 있다. 이미 그 안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다인과 관련해 독자들이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재미있는 정보 하나가 있다. 실제 사이버다인(Cyberdyne)이라는 회사가 있다. 일본 쓰쿠바에 본사를 둔 회사이다. 전문 분야는 뭘까? 당연히 로봇이다. HAL 로봇의 외골격(위 사진 참조)을 제조하는 회사다.

 

 

 

 

 

 

 

 

 

 

 

사이보그(Cyborgs)


시리즈의 5번째 영화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하는 주요 이야기 요소 가운데 하나는 자기 자신과 사투를 벌이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의 '귀환'이다. 여러 번의 시간 여행 동안 2017년의 아놀드가 1984년 당시의 아놀드 모습으로 변한다. 특수 효과 팀이 1년 동안 공들여 만든 디지털 특수 효과 덕분이다.
슈왈츠제네거의 캐릭터는 변함없다. 무뚝뚝한 휴머노이드형 양발 직립 보행 로봇이다. 그런데 현실에도 이와 유사한 로봇이 있을까? 아주 유사한 로봇들이 있다. 최근 완료된 DARPA(미국 고등 국방연구소) 로봇 경진대회에는 전동 공구를 사용하고, 물체를 옮기고, 계단을 오르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 아주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25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품됐다. DARPA는 군사 기술 연구 및 개발에 매진하는 기관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발전상은 여기 링크된 사진 갤러리를 참고하기 바란다.

 

 

 

 

 

 

 

 

 

 

 

 

안드로이드(Androids)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로봇 기술은 고도로 발달해있다.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때로는 인간의 흉내를 낼 정도다. 영화 속 터미네이터는 슈왈츠제네거가 현재 67세라는 사실을 존중한다. 아주 긴 설명이 등장하는 장면을 통해 터미네이터의 인조 피부가 인간의 세포처럼 노화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소 혼동을 초래하는 장면이다.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다.
현재 일본에서 실제 사람을 닮은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새로운 국가 전통으로 부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국가이기도 하다. 오사카 대학(Osaka University)의 지능형 로봇 연구소(Intelligent Robotics Laboratory)는 인간의 음성, 움직임, 표현을 모방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대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복제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도시바(Toshiba)의 엔지니어들은 올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치히라 아이코(Chihira Aico)라는 인간형 로봇을 선보였다. 개발 중인 여러 모델 가운데 한 종인 치히라 아이코는 30대 일본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실제 사람 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수십 개의 액츄에이터가 인조 피부를 작동시켜 웃는 모습, 눈을 깜박이는 모습을 만든다. 심지어는 울기까지 한다. 여기에 더해 피아노 연주도 할 수 있다.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Terminator 2: Judgment Day)'에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시각적으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액체 금속 로봇이 등장한다. 항상 그렇듯이 영화 속의 기술적 설명은 모호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노기술을 이용해 분자 단위에서 움직이고, 변하고, 재결합할 수 있는 모방적 다중 합금을 만든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제네시스에서는 바이오기술을 이용해 인간과 기계의 융합을 한 차원 더 격상시키는 것으로 이 개념을 업데이트했다.
아주 먼 미래에나 가능할 기술일까? 몇 달 전,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칭화 대학(Tsinghua University) 연구원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액체 금속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갈륨과 인듐, 주석을 합금해 만든 이 액체 금속은 알루미늄 박편을 '먹어 치우고, 이 과정에 발생하는 전류와 화학적 부산물을 이용해 기동한다. 이는 유동적이며, 이동 중에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한 장기 연구의 일환이다. 물론 아직 이런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터미네이터의 비전


터미네이터 영화 시리즈에서 유명한 또 다른 장면은 터미네이터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담은 장면이다. 슈왈츠제네거가 공간의 크기를 측정하고, 첨단 표적 시스템으로 공격 대상을 파악하고, 공격하는 장면들이다. 다소 눈이 피로해지는 장면이다.
이는 현재 구현된 기술과도 연결되는 장면이다. 증강 현실,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HUD(Head-Up Display)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기술은 절대 퇴보하는 일 없이 계속 발전할 것이다. 최근 구글은 여러 다양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패턴 및 얼굴 인식 알고리즘을 독자 개발해 출시했다. 지난 2월 실리콘 밸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DARPA의 과학자들은 이른바 대뇌 피질 모뎀(cortical modem)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사람의 대뇌 피질에 터미네이터와 같은 HUD를 직접 이식하는 기술이다.

 

 

 

 

 

 

 

 

 

 

 

홀로그램(Holograms)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의 종반부로 가면 스카이넷의 2017년 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일러 없이 이 장면을 설명하기란 몹시 어렵다. 스카이넷이 완벽한 인격이 됐다는 점만 설명하겠다. 젊고 영리하고, 개구쟁이처럼 성장하는 인격이다. AI는 주인공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사이버다인 본사 주변에 자신을 홀로그램으로 투사한다.
3D 홀로그램이 영화 속에 등장한 지는 오래됐다. 1977년 스타워즈만 하더라도 레아(Leia) 공주가 홀로그램을 통해 오비완 케노비(Obi-Wan Kenobi)에게 그만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허공에 떠다니는 홀로그램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광학 기술과 컴퓨팅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에도 이와 유사한 흥미로운 기술들이 존재한다. 캐나다의 한 업체는 호루스(Holus, 사진 참조)라는 피라미드 형태의 홀로그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 무대 마술 효과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홀로그램 기술이다. 예상했겠지만, 일본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일본은 홀로그래픽 팝 스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기타


다른 SF영화와 마찬가지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는 공상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는 먼 미래의 기술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잠시 곰곰이 생각하면, 현재 존재하는 기술,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는 장면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는 SF영화의 전통이다. 우리의 문화와 관심사, 우려가 반영돼 있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를 관람할 기회가 생긴다면, 현실에 뿌리를 둔 SF영화에 관심을 기울여 보기 바란다. 레이저 무기, 힘의 장(Force Fields), 자기 레일건(Magnetic Rail-guns),사이버메틱 임플란트(cybernetic implants)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시간 여행도 포함될지 모르겠다. 오늘이 과거의 미래이듯이, 미래는 또다른 현재다.

 

 

 

출처 : 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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