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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다.

제품을 매개로 구현되는 서비스와 고객 고유의 상황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고객 경험의 결과가 즐거운 것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출처 : hechoparamama>

 


 

앞으로는 이처럼 기능과 성능에서 뛰어난 제품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을 주는 제품이 더 성공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세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제품의 이름 한 두 개 정도는 누구라도 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근에도 그런 제품이 하나 등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일종의 스마트 폰이다. 미국에서 첫 발매가 되었고,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으며, 전통적인 핸드폰 메이커들을 일거에 위기의식에 빠지게 만든 괴력을 보여준 제품이다.


 

기업가로서, 제품 개발자로서, 또는 마케터로서 우리는 아이폰이 이런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 성공이 온전히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 성공의 원리를 배워, 그 원리에 따라 우리의 제품을 제2, 제3의 아이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서기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아이폰이 만들어 낸 성공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제품보다는 제품과 함께하는 즐거움’이라는 사실에 대해 소개했다.

 



 

브랜드 로열티


 

아이폰 성공의 원인으로 제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이자 가장 간단한 설명은 사람들이 애플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폰의 성공은 어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그 애플이 만들었기 때문이며,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를 가진 다수의 열혈 고객, 일종의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일군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아이폰을 샀고 그 때문에 성공이 유도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설명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과연 애호도 만으로 그런 성공이 만들어졌는지 그 자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초, 애플은 맥북 에어라는 새로운 노트북을 발표하였다. 아이폰 출시 이후 약 반 년 정도가 지난 시점이었다. 따라서 맥북 에어는 아이폰으로 인해 더욱 강해진 브랜드, 더욱 확대된 고객 기반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출발한 셈이었다. 그렇지만 맥북 에어는 아이폰에 비해 그다지 성공이랄 것도 없는 성과를 거두었을 뿐이다. 만약 애플이라는 브랜드 그 자체에 대해 강력한 로열티가 있다면 맥북 에어 또한 아이폰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었어야만 한다.



 

성능 우위


 

브랜드나 애호도의 차이가 아니라면 제품 그 자체의 성능이나 기능이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제품의 성공은 바로 그 제품이 가진 품질의 우위로 설명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아이폰의 성공 이후 아이폰과 다른 경쟁 제품 사이에 이루어진 여러 성능 비교 결과를 참조해 보면 아이폰의 성능은 확실히 뛰어난 점이 있기는 하지만 모든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 주고 있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능과 성과가 역전되는 경우마저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이 출시한 넥서스 원의 경우 아이폰에 비해 그 자체의 성능은 대체로 우수하다. 하지만 그 성과는 아이폰에 비교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의 모바일 시장 조사 업체인 플러리(www.flurry.com)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시점인 출시일 이후 74일 상황에서 넥서스 원의 판매량은 불과 13만 5천대 였다고 한다. 이는 아이폰의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가격 우위


 

브랜드도, 성능도 아니라면 가격이 원인이라 생각할 수 있다. 아이폰이 AT&T의 2년 약정을 받으면 굉장히 싸게 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가격이 싸서 성공적이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폰의 가격 경쟁력은 거의 없었다.


 

당시 아이폰의 출시 가격은 4GB 모델이 499달러, 8GB 모델이 599달러였다. 이것은 약정을 하면 공짜나 공짜에 근접한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상식인 일반 핸드폰에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또한 가장 유력한 경쟁 모델인 블렉베리 8800이 499달러에 팔리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다른 스마트 폰에 비해서도 아이폰이 결코 저렴한 것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사항을 고려하면 가격 우위 여부는 전혀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강력한 앱 스토어


 

아이폰의 성공을 단지 제품이 뛰어난 결과로 치부하기에는 반대의 사례, 성능과 성과가 역행한다거나, 애플의 다른 제품에서 볼 수 없는 강력한 로열티가 발생한다거나 하는 등의 사례가 너무나도 명백하다. 아이폰의 성공에는 제품 그 자체의 우위가 아닌 다른 무엇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이폰이 가진 다른 그 무엇으로 가장 강력하고 빈번하게 주장되는 것은 바로 앱이라고 불리는 아이폰용 응용 프로그램을 풍부히 공급해 주는 앱 스토어의 존재이다.


 

애플은 외부 개발자들에게 일종의 장소를 제공한다는 느낌, 아이폰과 아이포드 터치 제품에서 작동하는 앱을 개발자와 이용자가 직거래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는 느낌으로 앱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확보된 앱은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어떤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폰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이폰을 사게 된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아이폰의 성공은 아이폰 그 자체의 뛰어남 덕분이 아니라 아이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수 다종의 앱을 확보한 덕분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갖고 다니는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강력한 앱 스토어에 의한 경쟁력 강화라는 설명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 애플이 만든 앱 스토어가 역사상 최초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애플 앱 스토어가 만들어 지기 이전에 이미 상당한 규모의 앱 거래소가 만들어져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애플 앱 스토어와 같은 반응과 성과를 만들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앱 스토어 그 자체는 성공의 이유가 아닐 수 있다.


 

둘째, 시간적으로 보면 앱 스토어가 초기 아이폰의 성공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아이폰의 성공이 앱 스토어의 성공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앱 스토어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2008년 말 시점은 이미 아이폰이 큰 성공을 거둔 시점이다. 2008년의 경우 7~9월 아이폰 판매 대수는 이미 7백 만 대 수준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 앱 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개수는 불과 몇 천 개 수준이었고 다운로드 된 앱의 개수는 아이폰 판매 대수당 평균 15개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주도의 가치 생성 - 고객 경험의 차이


 

제품 그 자체의 어떤 특성은 물론, 이용 시점에서 부가되는 다양한 외부 앱의 존재 여부보다 더 본질적인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아이폰이 지향하고 있는 고객 가치 생성 프로세스 그 자체가 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만약 아이폰이 다른 스마트 폰과 아예 다른 고객 가치를 지향하고 있고 다른 고객 가치 생성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면 기존 제품과 비교하여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우리의 비교 자체가 잘못 설정되었을 수 있다.


 

차별적 고객 경험을 한 고객은 차별적 고객 가치를 느낄 것이다. 따라서 아이폰이 진짜로 노린 것은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이 이용되는 상황, 바로 그 순간에 고객들이 차별적인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제품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외부 서비스와 셀프 서비스가 오류 없이 쉽고 빠르게 전달되고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통로이자 도구로서의 역할임을 알 수 있다. 이 관점은 가치 생성의 주도는 서비스가 하는 것이고 제품은 보조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서비스 주도형 가치 생성 관점이라고 하기도 한다.



 

성공을 위한 시사점


 

이상의 논의를 정리해 보자. 아이폰이 성공한 배경은 단지 더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나 단순히 제품의 고성능화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지적한 바, 앱 스토어 그 자체도 아니다. 아이폰 성공의 비밀은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위해 제품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여 제품을 디자인 한 것에 있다.


 

이상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제품 성공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요약 가능하다.


 

첫째,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한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이다. 이를 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품의 형태가 아니라 그 제품이 이용되는 서비스와 환경의 형태로 파악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TV라는 제품이 아니라 방송 컨텐츠이고, 전화가 아니라 소식의 전달일 것이며, 스마트 폰이 아니라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 정보일 수 있다. 오로지 전화 성능의 개선에만 신경쓴 나머지 깨끗한 음질에만 신경쓰고 있으면 아이폰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대화형 SMS가 젊은 세대의 열혈한 지지를 얻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 고객 스스로 가치 생성 활동에 참여하는 셀프 서비스의 형태와 방식을 파악하고, 그것을 고려하여 제품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셀프 서비스는 단지 원가 절감을 위해 고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셀프 서비스는 고객 하나 하나의 니즈에 정교하게 맞춘 고객 경험 창출을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결국 제품이란 도구이다.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도구이건 셀프 서비스를 위한 도구이건, 그 용도에 가장 적합한 도구가 가장 뛰어난 도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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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창업경영신문 http://www.sbiz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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