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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여유

아버지의 핸드폰 글귀

인포맥스시스템 2015. 3. 18. 17:15

 

 

아버지의 핸드폰 글귀




고등학교 무렵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실패와 부모님의 별거로
벌써 7년째 아버지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여자입니다
.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옥 같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자이기도 합니다
.

아버지 또한 살아보려고 안 해 보신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
많은 일을 전전하시다 지금은 퀵서비스를 하고 계십니다
.
퀵서비스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
배달은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빨리 달려야 하고, 그래서 그만큼 위험한
.
제가 아는 것만도 네 번째 사고가 나셨습니다
.

그때마다 아버진 엄마 잘 챙겨드리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하셨습니다
.
며칠간 연락 안 될 거란 말도 덧붙여서요
.

며칠 후, 만나보면 어김없이 얼굴과 팔에 긁힌 상처
...
울컥하지만 아버지 속상하실 까봐 참고 또 참곤 했습니다
.

얼마 전 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
큼 맘먹고 티셔츠 한 장 사드리려고 매장을 갔지만

몇 천원 차이에 망설이는 제 자신이 서있더라고요
남들은 몇 십 만원도 큰 망설임 없이 사는데
저는 아빠 선물임에도 몇 천원에 고민을 하다니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

그 날 저녁, 동생과 함께 식당 앞에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
아버지는 오토바이를 타고 오셨어요
.
낡고 여기저기 찌그러진 아버지의 오토바이
..
또 울컥 해왔지만, 잠시 누르고 맛있게 고기를 먹었습니다
.

생신 축하도 해드리고 선물도 드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계속 미소만 짓고 계셨어요.

그때, 아버지가 고기 한입 싸주신 고기를 오물거리며

식탁 위에 있던 아버지의 핸드폰 액정을 무심코 봤어요.
액정에 써있던 글귀
..

"
그만 가고 싶다"


숨이 턱 하고 막혀왔습니다.
, 머릿속이 온통 하얘졌습니다
.
많은 빚에, 자식에
..
다른 일을 할 수도 없고, 얼마나 지치고 힘드셨으면

액정에 그런 글을 남기셨을까..

그날은 모른 척하며, 애써 웃었지만
,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울컥함을 참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

,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즐겁게 살아가려 합니다
.
정말 사는 것이 힘들고 지옥 같아도
,
그 때마다 더 열심히 살아갈 겁니다
.
그래서 우리 부모님 빚 다 갚아드릴 거에요
.

우리 부모님은 오늘도

자식을 위해 죽고 싶은 거, 힘든 거, 서러운 거, 아픈 거
꾹꾹 참아가며 열심히 살아가고 계신데,
자식이 돼서 더 힘들게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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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축 늘어진 어깨는

퇴근 후, 자식들의 함박 웃음을 보면 다시 솟아 오릅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힘든 일도, 고개 숙이는 것도

마다 하지 않는 나의 부모님
.

그런 부모님도 자식에게 단 한 가지 바람이 있다고 합니다
.
"
내 새끼 건강하게만 살아가렴
.."


# 오늘의 명언
한 사람의 아버지가 백 사람의 선생보다 낫다.
-
조지 허버트 -

 

 

출처 :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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